안녕하십니까, 풍수지리를 연구하는 서도사입니다.
많은 분들이 풍수지리라 하면 ‘배산임수(背山臨水)’를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그만큼 산(山)은 풍수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오늘은 왜 우리 조상들이 그토록 산을 중요하게 여겼는지, 그리고 산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풍수에서는 산의 능선을 ‘용(龍)’이라 부릅니다. 이는 산이 마치 살아있는 용처럼 꿈틀거리며 대지의 기운, 즉 생기(生氣)를 실어 나르는 통로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백두산에서 시작된 거대한 산줄기(백두대간)가 한반도 전역으로 뻗어 나가며 각 지역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 바로 용의 흐름입니다.
따라서 좋은 터를 찾는다는 것은, 이 용의 기운이 멈추어 모이는 곳, 즉 **혈(穴)**을 찾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좋은 물(水)이 앞에 흐르더라도, 그 터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산의 기운이 없다면 그곳은 결코 명당이 될 수 없습니다. 산은 모든 기운의 출발점이자 근원인 셈입니다.
집이나 마을 뒤에 굳건하게 자리 잡은 산을 주산(主山) 또는 진산(鎭山)이라 부릅니다. 주산은 마치 부모가 자식을 품에 안듯 터를 아늑하게 감싸주며, 외부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나 해로운 기운(살기, 煞氣)을 막아주는 든든한 보호막 역할을 합니다.
또한, 주산의 형태는 그 터에 사는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와 명예, 즉 권위에 영향을 미칩니다. 웅장하고 수려한 산을 주산으로 둔 터에서는 큰 인물이 나고, 가문의 명예가 높아진다고 보았습니다. 서울의 경복궁이 북악산을 주산으로 삼고, 용산의 대통령 집무실이 남산을 등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주산이 뒤에서 우리를 지켜준다면, 집 앞쪽에 자리한 나지막한 산은 **안산(案山)**이라 부릅니다. 안산은 마치 임금 앞에 놓인 책상(案)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터의 기운이 밖으로 흩어지지 않도록 막아주어 안정감과 편안함을 더하는 역할을 합니다. 안산이 아름답고 균형 잡힌 모양이면 자손이 번창하고 부귀를 누린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안산 너머로 멀리 보이는 산을 **조산(朝山)**이라 합니다. 조산은 신하들이 임금을 향해 조례를 올리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터의 미래와 발전 가능성을 상징합니다. 조산의 산세가 힘차고 아름다우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포부와 이상이 커지고,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처럼 산은 단순히 풍경의 일부가 아닙니다. 산은 우리에게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고,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며, 심리적 안정감과 미래의 희망까지 선사하는 존재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렇게 중요한 산의 좋은 기운을 우리 집으로 끌어들이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여러분의 삶이 산처럼 든든하고 풍요롭기를 기원합니다.